시원한 그늘 아래 쉬다 가세요
느티나무
시골 동네 어귀에 서 있는 수백 년은 됨직한 굵은 느티나무를 보면 신비함과 영험함마저
느끼게 된다. 더운 여름 동네 사람들이 모여 한담을 나누고, 지나가는 사람이 땀을 식히는
느티나무는 오랜 세월동안 이 땅에서 우리와 함께 살아온 대표적인 나무다.
마을을 지키는 수호나무
느티나무 잎은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고 크기가 작지만 워낙 무성해서 시원한 그늘을 만든다.
시골 동네 어귀에 오래된 느티나무 한 그루가 서 있지 않은 곳이 드물다. 동네 어르신들이
장기를 두거나 땡볕에 농사일을 하다가 누워 낮잠으로 고단함을 풀고, 나그네가 땀을
식히는 곳이 느티나무 그늘이다. 그래서 느티나무를 정자나무라고도 한다. 느티나무는
묵묵히 마을을 지키며 지역공동체의 화목과 단합의 장이 되어왔다.
느티나무는 느릅나무과 느티나무속에 속하는 낙엽성 활엽수들을 일컫는다. 노랗고 붉은
단풍이 아름다운 느티나무는 전 세계적으로 6종이 살며, 유럽에서 시베리아에 이르는
유라시아대륙 북부 전역에 퍼져있고, 우리나라에는 젤코바 세라타(Zelkova serrata)라는
종이 자생한다. 느티나무를 영어로는 ‘느릅나무(elm)를 닮은 나무’라는 뜻의
‘elm-like tree’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쏘우리프 젤코바(sawleaf zelkova) 또는
그냥 젤코바(Zelkova)라고 한다. 느티나무를 의미하는 ‘Zelkova’라는 말은 현재
중앙아시아 흑해 부근 코카서스 지역에서 사용되던 코카서스어에서 유래했다.
현재도 코카서스어 일종인 그루지아어로 느티나무를 쩰크바(tselkva)라고 한다.
누런색의 홰나무
그렇다면 느티나무라는 우리말은 어떻게 만들어 졌을까? 여러 가지 주장들이 있지만 현재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는 해석은 ‘누렇다’와 회화나무를 뜻하는 한자 ‘괴(槐)’와 ‘나무’가
합성된 것으로 보는 견해다. 우리말에서 ‘눌-’ 또는 ‘눋-’과 같은 접두사는 ‘누렇다’는 말을
축약한 것이다. ‘회화나무’를 줄여서 ‘홰나무’라고도 하는데 여기서 ‘홰’라는 발음은
한자음 ‘괴(槐)’가 변형된 것이다. 회화나무 ‘괴(槐)’자는 우리말에서 ‘홰’ 또는 ‘회’라는
소리로 변형될 수 있다. 이제 이 말들을 합쳐보면 눋+홰(회)+나무가 된다. 고전문헌들을
살펴보면 느티나무는 다음과 같이 변화한 것을 알 수 있다. 누튀나모 > 느틔나모 > 느티나무.
한편, 느티나무는 ‘늣/넛’과 ‘회나무’가 합성된 말이라는 주장도 있다. ‘늣’이나 ‘넛’은
넛할아버지 넛손자 등과 같은 우리말에서 알 수 있듯 ‘버금’을 뜻한다. 느티나무가
회나무와 비슷해서 회나무에 버금가는 나무라는 뜻의 ‘늣회나무’에서 유래했다는 주장이다.
자연 생태 전문지
'자연과 생태'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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